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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로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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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끄로꼬

·그림: 안드레스 로페스 / 옮김: 김서정

출판사: 산하

발행일: 2023510

서평: 김금희(나사렛대학교 아동학과 교수/한국어린이문학교육학회 당연직 이사)

 

보면 볼수록 깊이 빠져들게 되는 매력적인 그림책!


깊고 짙푸른 밀림 속, 생각지도 못한 구덩이에 빠져버린 악어 끄로꼬! 주변의 동물들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듯 자신만의 탈출 방법을 알려주지만, 길고 넓적한 몸과 짧은 다리를 가진 악어에게는 그 어떤 조언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모두 힘을 합쳐 끄로꼬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이 가여운 악어는 도저히 어두운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살면서 한번은 만나게 되는, 해결할 수 없어 보이는 절망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될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까?

 

삶의 문제에 대한 작가의 깊은 통찰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빛나며, 강렬하고 과감한 색 선택과 영리한 공간 구성은 독자의 시각적 즐거움을 더한다. 붉은 악어는 푸른 밀림과 대비되어 그 존재감이 더욱 돋보인다. 악어의 등 무늬를 모티브로 한 면지는 마치 헤엄치는 악어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듯하다. 세로의 긴 판형으로 구성된 이 그림책은 깊은 구덩이에 빠진 주인공을 바라보는 독자의 시공간적 이해를 돕는다.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이 구덩이는 주인공의 깊은 좌절을 상징한다. 그 안에서 시도하는 악어의 여러 몸동작은 눈물겹지만 유머러스하다. 악어는 보통 높은 사고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인간과 감정적 교감이 가능한 유일한 파충류로 알려져 있다. 무섭기보다는 오히려 귀여운 악어 끄로꼬를 통해, 독자는 악어에 대한 두려움을 잠시 내려놓고, 악어의 독특한 특징을 관찰하며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안드레스 로페스는 멕시코에서 공학을 전공한 후, 그래픽디자인을 다시 공부하였다. ‘Volver a Mirar’ 그림책으로 2022볼로냐 국제 어린이도서전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수상하였다. 이야기와 책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가진 그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다시 두드릴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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