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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미세한 맛 플라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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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세미세한 맛 플라수프

: 김지형, 조은수 그림: 김지형 감수: 안윤주

출판사: 두마리토끼책

발행일: 2022. 3. 16.

서평: 김은심(강릉원주대학교 유아교육과) 

 

 

바다가 쓰레기를 쪼갭니다.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을 작은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큰 물고기가 삼킵니다. 인간이 물고기를 낚습니다, 조리합니다, 먹습니다. 필연적으로, 사람은 사람이 만든 오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요. 미세미세한 맛 플라수프는 감각적인 그림으로 이러한 현실을 일깨웁니다. 발랄한 색감의 앞표지와는 달리 본문을 장식하는 그림들은 어딘가 어둡습니다. 바탕색에 어두운 선을 섞어 가라앉은 색감으로 그린 플라스틱 소재의 물체들, 텅 빈 물고기의 눈, 간결하지만 섬세하게 표현된 오염물질과 사람들은 책 곳곳에서 독자의 상상력을 두드려 거북함을 끌어냅니다. 그간 고개 돌려 외면해왔던 사실을 직시할 때가 왔노라고 플라수프가 부르는 것만 같습니다. 김지형작가는 이 놀라운 그림으로 2022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한 행동들이 불러올 결과가 책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빼곡하게 녹아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합니다.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어른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주장해봅니다. 지금껏 우리가 누려 온 몇 가지 편안함이 지금의 지구에 무엇을 남겼는지,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까지도 조심하라 일러야만 하게 되었는지 자각하도록 경고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니까요. 그러나 하필이면 저녁메뉴로 식탁에 올라온 물고기 요리를 보면서 식사가 끝난 후 내 몸속에 축적될 플라스틱을 생각하는 일은 썩 유쾌하지 못합니다. 미세미세한 맛을 살리는 플라수프의 레시피에 이어, 부품을 뜯어서 조립해 만드는 '플라모델'의 장난감으로 변해버린 아이, 엄마, 물고기, 산호초 등으로 가득 찬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서는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상상력이 부족한 어른인 나조차 순간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이 아이에게는 어떻게 다가올까요?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하는 일은 독자 각각의 몫이겠지요. 단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책이 불러일으키는 '오염에 대한 혐오감'을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겠습니다. 들여다보면, 책 속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아이가 환경을 파괴하는 행동을 일삼도록 종용하는 우리 어른들이었습니다. 급격하지 않은, 적어도 그런 것처럼 보이는 변화 탓에 아직까지는 이러한 위협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고, 실천하는 사람보다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지만, 사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작가는 경고합니다. 변해야 하는 것은 당장의 우리입니다. 지금부터라도 플라스틱을 조금 더 '' 사용하기, 조금이라도 '' 버리기를 실천한다면 조금 더 '나은' 지구가 될까요? 환경오염물질을 연구하는 환경과학자 건국대 안윤주교수의 감수로 완성된 플라스틱에 대한 작은 진실과 새로운 환경 뉴스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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