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키오스크
글/그림: 아네테 멜레세 / 옮김: 김서정
출판사: 미래아이
발행일: 2021.06.30.
서평: 변윤희(동명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키오스크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테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의 무인 단말기를 가리키는 말로 많이 쓰이지만, 원래 이슬람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원형 정자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리고 영미권에서는 길거리의 간이 판매대나 소형 매점을 뜻하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2021년 피터 팬 상 수상작이자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도 잘 알려진 이 책 『키오스크』는 행운과 같은 우연한 사고로 꿈을 찾는 여행을 떠나게 된 올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길거리의 간이 판매대인 키오스크 안에 하루 종일 앉아 물건을 파는 올가는 자기 몸 하나 간신히 들어갈 만한 작은 가게에 하루 종일 앉아서 신문이나 잡지, 복권을 팝니다. 늘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물건을 사는 손님들이 지나가기에, 올가는 어떤 손님이 무엇을 살지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손님이 없을 때, 좁디좁은 키오스크에서 올가는 여행 잡지를 읽으며 석양이 황홀한 바다를 꿈꿉니다. 언젠가는 두 눈으로 직접 아름다운 노을이 지는 바다를 볼 수 있기를 맘속으로 바라면서요. 그런데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을 것같던 이 꿈이 작은 사고로 현실이 됩니다. 올가가 잠시 눈을 돌린 사이 웬 사내아이들이 키오스크에서 과자를 훔칩니다. 아이들을 붙잡으려 애쓰다가 키오스크가 뒤집히고 맙니다. 키오스크 안에 든 채 쓰러져 버린 올가는 한참을 버둥대다가 얼떨결에 벌떡 일어섭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키오스크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올가는 난생처음 키오스크를 든 채 신이 나서 산책을 나섰다가 강아지의 목줄에 걸려 넘어져 강물에 빠지고 강물 위를 흐르고 흘러 머나먼 바다로 떠내려가고, 여러 여정을 거쳐 마음속으로 그리던 노을이 아름다운 바닷가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올가는 꿈꾸던 대로 저녁이면 황홀한 석양을 마음껏 바라보며 해변의 키오스크에서 아이스크림을 팝니다.
거침없는 선과 화려한 색채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선보였던 이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뿐 아니라 꿈을 잃어 가는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올가의 키오스크처럼 현실이라는 키오스크가 우리의 꿈을 가두더라고, 우리 모두 각자의 현실에서 꿈을 꾸고 또 이룰 수 있으며, 꿈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유쾌한 전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지금 꿈꾸고 있는 것과 읽어버린 꿈들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