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 마리 여우

글ㆍ그림: 케이트 리드 / 옮김: 이루리

출판사: 북극곰

발행일: 2021. 1. 28.

서평: 김금희(나사렛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매력적인 스릴러 그림책!

표지를 가득 채운 붉은 여우의 깜찍한 옆모습이 인상적이다. 날카로운 이빨을 감추고 미소를 보내고 있는 이 멋진 여우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절대 평범하지 않은 숫자 이야기 그림책 ‘한 마리 여우’를 소개한다.

늦은 밤, 살금살금 농장으로 들어간 여우를 따라가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1부터 10까지 수를 세게 된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등장인물, 리듬감 있는 간결한 표현, 극적인 구성으로 즐거운 긴장감이 이어진다. 전혀 상상도 못 한 놀라운 반전과 유쾌하고 만족스러운 결말이 감동으로 다가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영국에서 출판된 케이트 리드의 첫 작품으로, 세련되고 감각적인 채색 기법과 콜라주, 스릴감과 유머가 그림책을 돋보이게 한다. 전 세계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며, ‘에즈라 잭 키츠 상’. ‘뉴욕 도서관 선정 최우수 그림책’, ‘샬롯 졸로토 상’ 등을 포함하여 다수의 상을 받았다.

아름다운 꼬리, 쫑긋한 귀, 날렵한 다리,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영리한’ 여우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친근한 캐릭터다. 여우 중 가장 대표적인 종인 붉은 여우(red fox)는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에 넓게 서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던 이 붉은 여우는 아쉽게도 현재 멸종되었다. 미래의 우리 그림책에 여우가 계속 등장할 수 있을까? 여우 복원사업이 성공하여 아름다운 붉은 여우를 다시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기막힌 스릴러에 숫자 세기를 더한 발칙한 구성으로 천천히 소리 내어 읽을수록 더욱 실감 나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그림책에 찍힌 여우 발자국과 닭 발자국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여우에게 당하지 않는 용기 있는 100마리 암탉들의 이유 있는 저항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교훈이 아닌 감동을 주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도서출판 북극곰의 이루리 편집장이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