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야!
글그림: 케이트 리드 / 옮김: 이루리
출판사: 북극곰
발행일: 2021. 5. 21.
서평: 김금희(나사렛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아름다운 빛깔의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는 신비한 바다에 아주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살고 있다. 단지 친구와 함께 놀고 싶을 뿐이었는데, 이 작은 물고기로 인해 온 바닷속 동물들이 한바탕 소동을 겪는다. 빨강 문어, 초록 거북, 은빛 상어까지 모든 바다 동물들은 원인도 모른 채 두려움에 떨며 소문에 소문을 더해간다. 친구와 놀고 싶은 주인공의 작은 소원이 이루어질까?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해설과 물고기들의 실감 나는 대화는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이끌며 독자의 상상력을 증폭시킨다. 이는 특히 아이들에게 소리 내어 읽어주기에도 더없이 좋은 요소가 된다.
이야기로 안내하는 통로가 되는 앞면지에는 신비롭고 다양한 아름다운 산호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 산호 안에 주인공인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숨어있다. 그림책 마지막 장과 뒷면지를 가득 채운 커다란 열대어들 속에서도 이 작은 분홍 물고기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이 이야기는 푸른 바닷속 미지의 세계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크고 작음, 평화와 두려움, 고요함과 소란스러움 등의 극적 대비를 통한 즐거운 긴장감을 선사한다. 반전의 놀라움과 잔잔한 유머도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이루리 작가가 번역한 ‘야!’의 원제는 ‘BOO!: A fishy mystery’로 2021년에 출판된 영국 작가 케이트 리드(Kate Read)의 두 번째 그림책이다. 그녀는 무대 디자인과 텍스타일을 공부하였고, 영국 캠브리지 예술학교에서 ‘어린이 도서 일러스트레이션’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콜라주와 색에 대한 실험을 즐기면서 그녀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케이트 리드의 홈페이지(kateread.co.uk)에는 그림책에 등장하는 동물을 활용한 물고기 오리기, 여우 종이접기 등의 활동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그림책을 읽고 놀이로 확장할 수 있도록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저작권법에 따라 상업적 사용은 당연히 불가하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자신에게 다가오기를 바랐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스스로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혼자 놀이를 하다가 친구들과 함께하는 병행 놀이로 옮겨가는 아이들의 발달과정을 생각나게 한다. 우리 집 어항에 사는 작은 물고기도 이렇게 친구들을 부르고 있지 않을까? 작은 물고기를 키워 본 경험이 있다면 더욱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