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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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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름,

그림: 이소영

출판사: 글로연

발행일: 2020.06.21

서평: 심향분 (성균관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KBBY회장)

 

 

  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절이 뚜렷하게 변화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모든 생명이 다시 움트는 계절, 가장 왕성하고 뜨겁게 성장하는 계절, 열매맺고 낙엽떨어지는 계절, 그리고 다시 봄을 기대하며 얼어붙는 계절 등 사계절은 뚜렷하게 주변환경의 모습을 변화시킨다. 그 특징이 각기 뚜렷하기에 각 계절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은 많다. 그러한 면에서 이소영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여름, >은 시각적으로 여름의 뜨거움을 보여주며 충분히 느끼게 한다. 그림책은 시각적 표현매체라고들 한다. 그림책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보다는 그림을 보고 느끼는 능력을 더 필요로 한다. 글을 공감하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한다. 그래서 독자의 경험의 층위에 따라 다양하게 읽어낼 수 있다는 면에서 폭넓은 독자층을 품게 된다.

 

  뜨거운 계절인 여름은 빨간색으로 표현될 수 있다. <여름, >은 그런 뜨거운 빨간 여름을 보여준다. 더위를 빨간덩어리로 형상화하여 보여주며 더위는 무겁게 온몸을 짓누른다. 견디기 힘든 더위에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온몸에서 땀이 쏟아진다. 여름은 빨갛게 달구어진 불구덩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정도로 뜨거워서 사람들을 붙잡아 앉힌다. 그러나 동시에 여름은 사계절 중 가장 푸르른 계절이다. 여름이 뜨거울수록 세상의 푸르름은 더욱 풍성해지고 달콤한 열매를 수확할 수 있게 된다. 빨간 더위, 달구어진 사람들 그리고 빨간 열매는 여름을 가장 열정적으로 드러내준다. 이 때 제목 여름,’에서 쉼표가 의미있게 자리하고 있음이 발견된다. 표지의 제목은 한단계씩 내려서 한글자씩 배치하고 빨간색을 주요색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여름은 휴가를 즐기기도 하듯이 쉼표가 필요한 계절이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내어주는 계절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에 갖는 쉼은 어떤 것인지 느껴보자. 코팅되지 않은 종이의 사용과 물을 듬뿍 머금어 맑게 흘러내리는 듯한 수채화 그림에서 느껴지는 시각적인 질감은 이소영작가가 보여주는 여름 이야기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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