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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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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녕, 중력

글 /그림박광명

출판사고래뱃속

출판일: 2020년 6월 29

서평김세희(KBBY 전임회장)

 

 

  이 그림책은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중력과 이 중력과 인간과의 관계를 보여준다앞표지에서 한 소년이 우주와 같은 창공을 날고 있다소년은 빨간 망토를 휘날리며 별을 향하여 날아가는 듯한데발목에는 실이 묶여 있다이 실은 하단의 푸르스름한 입자들로 이루어진 집합체와 연결되어 있다입자들의 집합체는 중력을 이미지화하고실은 중력이 끄는 힘을 상징한다.

 

  작가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과학적 개념, ‘중력을 실을 이용하여 형상화하면서 이에 인간의 운명과 관련한 문학적 상상력을 가미하였다작가는 사람의 생애주기인 탄생과 성장 그리고 노쇠함에 이어 죽음까지 다루고 있다인간은 엄마의 뱃속에 그 존재가 생길 때부터 중력의 지배를 받는다한편인류는 중력이 아래로 잡아끄는 힘을 극복해가며 비행기를 띄우는가 하면 오히려 중력으로부터 파생된 역학에너지를 이용하여 롤러코스터나 기차를 만들기까지 하였다.

 

  소년은 어릴 때부터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쫓거나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내며 자신도 날고 싶은 욕구를 드러낸다빨간 망토는 소년의 날고 싶은 의지의 표명이며 상상의 날개이다소년의 시도는 중력이 끄는 힘으로 인해 번번이 좌절된다네 개의 펼침면에는 소년이 우주 멀리까지 날아가는 멋진 상상이 표현되어 있지만중력은 그건 어려울 것 같아내가 너를 꼭 잡고 있을 테니깐이라고 말하며 힘을 과시한다우리가 중력으로부터 영원히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중력과의 인연이 끝나는 죽음의 순간이며 이때야 비로소 인간은 영혼의 형태로 하늘나라를 자유롭게 날게 된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그림으로 표현된다.

 

  초등학교 때 우리는 안녕?”, “안녕.” 문장부호에 따라 만남과 헤어짐의 순간을 알 수 있다고 배운 바 있다이 그림책에서도 중력이 처음 아기에게 다가와 안녕하세요?” 라고 말하고 이후 늙어서 떠나보낼 때는 안녕.”이라고 말한다그래서 그림책의 제목, “안녕중력은 그림책의 줄거리 내에서 아이가 중력에게 하는 인사말일 수도 있고아니면 이야기의 틀에서 벗어나 작가나 독자가 중력에게 하는 인사말일 수도 있다.

 

  점이 모여 만들어진 마치 푸른 눈사람과 같은 이미지의 중력과 우주의 푸른 배경 이미지는 스프레이 기법으로 처리해서 은은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잘 어울린다흰색과 빨강파랑녹색 계열의 색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튀지 않고 보완되어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탄생하였다특이한 수직판형도 이 그림책에서는 적절한 선택이었다작가의 첫 그림책 <대단한 밥>과는 무척 달라 보이는 <안녕중력>,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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