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곰이 강을 따라갔을 때

글: 리처드 T. 모리스 / 그림: 르웬 팜 / 옮김: 이상희

출판사: 소원나무

출판일: 2020년 3월 30일

서평: 김금희(나사렛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이 더운 여름!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우리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곰이 강을 따라갔을 때’를 읽으며 시원한 강물을 따라 설레는 모험을 시작해 보자. 무성한 숲을 가로지르는 푸른 강물을 뒤로하고 불쑥 나타난 호기심 가득한 곰 한 마리가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다. 덩치는 크지만 귀여운 곰이 통나무를 타고 강 아래로 흘러가며, 개구리, 거북이, 비버, 너구리, 오리를 만나 새로운 모험을 함께 하게 된다. 간결하지만 분명한 메시지, 매력적인 그림과 풍부한 위트로 구성된 이 사랑스러운 그림책은 2020년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하며 우리말로 번역 출판되었다.

   면지에 그려진 숲 지도에는 흑백의 나무 사이로 굽이굽이 흐르는 푸른 강이 커다란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제 막 동굴을 나와 모험을 시작하려는 한 마리 숫 곰, 그리고 강을 따라가며 앞으로 만나게 될 작은 동물들이 지도 곳곳에 숨어있다. 흑백의 숲에 홀로 있던 곰은 푸른 빛의 강을 만나며 온몸의 털이 짙은 갈색으로 바뀐다. 그리고 강을 따라 흘러가며 각 동물이 등장할 때마다 그 주변도 조금씩 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강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생명력은 동물들을 감싸 안고 흘러가며 마음을 두드리고 자연을 깨운다. 서로 다른 인물들이 만나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서 손을 내밀어 함께 하게 되는 모험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따뜻하면서도 흥미를 끄는 리처드 모리스의 이야기는 르웬 팜의 뛰어난 감각으로 수채물감, 과슈, 잉크를 사용하여 역동적이며 아름답게 완성되었다. 베트남계 미국인으로 풍부한 문화적 감수성을 지닌 르웬 팜은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을 구사하며 백 권이 넘는 그림책을 그렸고, 수백만 권이 판매된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그림책을 포함하여 현재 십 여권의 어린이 도서가 번역 출판되어 있다. 멋진 르웬 팜의 홈페이지(https://leuyenpham.com/)에서는, 그림책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여행을 다니며 그린 그녀의 스케치를 감상할 수 있다.

   이 그림책의 리듬감 있는 짧고 담백한 문장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어린이들과 소리 내어 읽어보기에 알맞다. 그림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함께 나누어도 좋겠다. 어린이들이 각 동물이 되어서 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씩 상상하며 동극으로 경험하기에도 매우 훌륭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