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나는 사자
글그림:경혜원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21. 06. 28.
서 평: 심향분 (성균관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KBBY전회장)
사자는 용맹한 동물의 대표이며 동물의 왕이라 불리우며 머리에 갈기가 있는 숫사자가 먼저 떠올려진다. 그러나 사냥은 주로 암컷이 한다. 경혜원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나는 사자>는 아프리카 야생의 초원에서 용맹한 모습으로 사냥을 하며 아기를 키워내는 엄마 암사자를 보여준다. 사자를 남성을 대변하는 동물로서가 아니라 야생에서의 사자의 성장과 생존을 암사자를 통해 보여주며 엄마의 강인함을 보여주고 있다. 경혜원 작가는 암사자를 통해 가녀린 여성이 아니라 독립적인 여성의 모습을 힘차게 그려내고 있다.
가로로 긴 판형의 <나는 사자>는 표지부터 아주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무언가 노려보는 듯한 강렬한 눈빛으로 굳건하게 땅을 딧고 있는 뒷 다리와 조심스럽게 한발 떼는 앞다리로 인해 오른쪽으로 걸어 전진하는 듯한 암사자의 옆모습은 힘이 느껴진다. 이러한 강렬한 분위기는 초원을 보여주는 면지를 지나 첫장면으로 이어진다. 초원이라는 야생을 대변하는 공간 배경을 뒤로 힘있게 다문 입과 강렬한 눈빛의 암사자가 오른쪽 사선앞으로 거닐어 나온다. “나는 사자. 여기는 내가 사는 곳이야” 간결하고 단오하게 소개하는 글과 함께 초원을 배경으로 힘있게 그러나 여유있게 거닐어나오는 사자 장면은 주인공에 대한 설명으로 충분하다. 사자의 용맹스러움이 그대로 전달된다. 그런데 숫사자가 아니라 암사자이다. 새끼를 밴 암사자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시작한 이야기는 초원에서 사자들이 어떻게 사냥하며 새끼들이 성장하는지를 보여준다. 용맹스러운 사자의 삶의 에너지는 마지막 장면까지 이어진다. “여기는 우리가 사는 곳. 우리는 사자야!” 글과 함께 성장한 암사자들이 독자와 눈을 마주치며 정면으로 뛰어나오는 역동적인 장면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엄마는 혼자 아이를 키우지 않는다. 엄마들과 공유하며 서로 도우며 함께 키워낸다. 암사자들도 위험천만한 야생에서 함께 사냥하고 새끼들에게 젓도 나눠먹이고 위험에서 서로를 지켜주며 함께 키워낸다. 이러한 모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딸들은 엄마를 통해 배운다. 그리고 성장한 딸들은 엄마가 되어 딸들에게 가르쳐준다. 이 삶의 과정을 너무나 멋지게 그려내 보여준다.
그림장면은 전체적으로 색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종일관 배경 그림은 흑백이며 갈색톤의 주인공은 단연 눈을 사로잡으며 이야기를 주도하여 이끈다. 초원이라는 배경이 주는 야생성은 두드러지지않지만 멋지게 성장하며 함께 살아내는 암사자의 삶이 힘있게 느껴진다. 분명 그림은 2차원 공간에서 정지 화면을 보여주지만, 암사자들의 포즈는 연신 역동적인 움직임을 느끼게 한다.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엄마로서 성장해가는 암사자의 강인함이 고스란히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