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우리 집을 정글로
작가: 마이클 홀랜드 글/ 필립 조르다노 그림/ 신동경 역
출판사: 너머학교
발행일: 2024. 3. 10.
서평: 박선희(한국방송통신대학교 명예교수)
실내에서 식물을 기르는 것은 고대 이집트 사원, 바빌론 공중 정원 등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집 안에서 식물을 기르는 경험을 하기도 해서 새로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아파트 생활이나 실내 라이프 스타일이 점점 지배적인 세상에서 사람들은 바깥 환경을 안으로 끌어들여 건강에도 이롭고 맛있는 먹을거리도 얻게 되는 반려식물에 대해 보다 잘 알고 싶어한다. 이 정보그림책은 사람들이 식물세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것에 대해 배우며 돌보는 요령까지 풍부하고 전문적인 내용이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그림과 조화를 이룬 반려식물 안내서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각자 수준에 맞게 집에서 식물을 기르는 데 필요한 지식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서, 그림책이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를 위한 책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실내에서 식물을 기르는 이유, 크리스마스 같은 명절을 함께 하는 식물, 고산지대나 사막과 같은 다양한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응하는 식물의 생존 전략, 기묘하고 경이로운 식물의 유래, 우주에서 자라는 식물, 특이한 식물에 대한 정보 등 궁금할 만한 내용을 다양하고 화려한 색과 형태의 그림으로 쉽고 흥미 있게 제시하여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야기하듯 친근한 글과 풍부한 색채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반려식물에 대한 경험이 없던 독자들도 집에서 식물을 키워보고 싶게 한다.
이어서 실제로 집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의 종류와 식물 돌보기에서 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실용적인 해결책을 알려준다. 식물을 기를 때 가장 힘들고 포기하고 싶게 하는 성가신 해충들, 잎에 얼룩덜룩 반점이 생기거나 잎이 시들해지는 등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문제들의 해결책을 식물을 돌보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듯 친근하게 접근하는 것도 특징적이다.
“식물 돌보기 규칙을 잘 지켜도 식물이 가끔 아파. 그런 식물이 다시 건강해지려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 너무 걱정하지는 마. 보통은 식물이 네게 뭐가 문제인지 살짝 힌트를 줄 테니까.”
내용에 따라 글자체를 변화시켜 가독성을 높이고, 제목에 식물의 특징을 넣어 한눈에 내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끈다. 방을 정글로 만들기에 알맞은 ‘반짝이는 호야속 식물’, ‘붙어서 사는 착생 식물’,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 식물’ 등의 제목, 어려운 내용은 간단명료하면서도 전문성 있는 내용으로 눈에 띄게 박스로 처리하여 궁금증을 풀어주고, 식물을 기르고 싶다면 따라 할 수 있도록 팁을 알려주는 내용 등을 담은 글과 그림을 직관적이고 예술적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한 우수한 편집이 책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작가이자 생태학자, 교육자로서 생활 속에서 식물의 필요성과 역할을 사람들이 깨닫고 느끼도록 교육하는 일을 하는 마이클 홀랜드는 아름다운 색감으로 독창적인 그림을 그리는 필립 조르다노와 첫 작품인 『우리는 아침으로 햇빛을 먹어요!』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 집을 정글로』를 창작하였다.
실내 자연에 관한 과학적 통찰과 풍부한 실습 활동, 현대적인 그래픽 디자인과 생동감 넘치는 독창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을 높이 평가받아 ‘2024년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어떤 형태의 집이든 식물을 가족처럼 돌봄으로써 생기 있고 풍요로운 실내 분위기를 만들어가는데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