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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코끼리 나무



제 목 : 비밀의 숲 코끼리 나무
작 가 :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출판사 : 미디어창비
발행일 : 2022. 9. 30.
서 평 : 심향분 (성균관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문학은 언어를 통해 이야기 세계의 문을 열어준다. 그런데 그림책은 현대 소통방식을 반영이라도 하는 듯이 글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아니 비중이 줄어든다기보다 분량이 작아지고 시각적 언어로서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분량이 많아지고 있다. 글 없는 그림책의 출판이 많아지고 있는 현상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글이 없다고 이야기가 단순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야기의 구조에 대한 선행 지식이 요구되고, 그림들을 연결 지어 이야기를 스스로 발견하고 구성하여야 하므로 독자 역할이 더 중요해진 장르라고도 할 수 있다. 독자들마다 지니고 있는 이야기 경험 정도와 배경지식에 따라 다양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프레야 블랙우드의 그림책 비밀의 숲 코끼리 나무는 글이 없다. 위에서 내려보면 코끼리인 듯하고 아래에서 올라가며 보면 나무인 듯 표지 그림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본 그림책은 나무들이 잘려 나가고 그 자리가 건물들로 대치되는 도시의 일상적 상황을 보여준다. 도시라는 공간에 살고 있지만 창문 너머 새들이 앉아 노래하는 나무는 우리에게 쉼을 준다. 소년에게 집 옆에 있는 커다란 코끼리 나무는 놀이의 공간이고 친구가 되어주고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공간이다.
 
  작은 아이의 등이 더욱 작게 느껴지는 빨간 커다란 가방을 메고 향하는 학교길이 무겁게 느껴진다. 소년에게 많은 아이들로 시끌법석한 학교가 그리 재미있는 곳은 아닌 듯하다. 집에 오면 제일 먼저 코끼리 나무를 찾는다. 나무 아래에서 밥도 먹고 책도 읽고 공차기도 하는 등 많은 시간을 공유한다. 혼자인 듯하지만 나무 주변에는 나비, , 올빼미, 토끼 등 많은 생물들이 함께 있어 주는 곳이다. 그러나 개발 계획에 나무는 제일 먼저 잘려 나갈 위기에 놓인다. 소년은 친구인 코끼리 나무가 잘려 나갈 것을 생각하니 잠도 이룰 수도 없다. 이러한 인물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일까 본 그림책은 글의 자리 없이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보여준다. 시간의 흐름, 공간의 이동, 행동의 변화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에 화면구성이 다채롭다. 전체화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분할된 프레임을 활용하기도 하며 위에서 아래로 혹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이동하며 소년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안내된다. 이렇듯 다양한 그림언어의 사용과 화면구성의 변주를 통해 보여주는 소년의 이야기는 나무와 교감하는 그 마음이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보통 환경 문제를 이야기할 때 가차 없이 잘려 나가 황폐화된 자연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자연의 위기를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본 그림책은 아이와 마음이 교류되는 자연의 공간으로서 작은 숲 코끼리 나무를 보여준다. 시멘트 빌딩 숲속에서 자연의 시간을 느끼지 못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원은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잠깐의 쉼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일 것이다.

 
 첨부파일
비밀의 숲 코끼리 나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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