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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정글



제 목
: 여기는 정글

저 자 : 로라 놀스 글 / 제임스 보스트 그림 / 공준서 옮김
출판사 : 달과로켓
발행일 : 2024. 03. 30.
서 평 : 정대련 (동덕여자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그림책 여기는 정글의 글작가 로라 놀스 (Laura Knowles)는 영국의 어린이책 출판자다. 자연사, 언어,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씨앗이 자라면등 동물과 자연에 관한 그림책을 썼으며, 2017년 어린이 논픽션 부문 마가렛 말렛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림을 그린 제임스 보스트 (James Boast)는 독특하고 다채로운 예술 작품을 만드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터로서, 가디언, 뉴욕 타임즈 등 다양한 매체들과 일하고 있다. 번역을 맡은 공준서는 양면 가득한 일러스트에 얹힌 글작가의 짧은 시적 표현을 간결하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들려주고 있다.
 
  「여기는 정글은 신비하고 아름다운 정글의 생태계를 그린다. 짧지만 깊이 있는 글과, 검은 대륙의 정글과 열대 우림의 생생함을 가장 밝고 화려한 색상으로 그린 일러스트가 단박에 눈길을 끈다. 뚜렷한 색조의 대상을 단순하고 확고한 구상적 일러스트 기법으로 표현하면서도, 오히려 섬세하게 묘사한 실물처럼 앞뒤 표지는 물론 면면이 선명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면마다 아하!” 깨달음의 맛을 숨겨 놓아, 그 맛을 눈치챈 독자에게 다음 장을 열어보고픈 욕망을 일으킨다.
 
  각양각색의 꽃과 나비, 나무, , 벌새, 개구리, 개미, 사마귀, 도마뱀, 원숭이들이 선명하게 그려진 면들과, 온갖 크기와 형태의 작은 곤충들이 흙과 더불어 살아가고, 왕부리새 토코투칸과 화려한 색색 깃털의 앵무새들이 푸른 하늘을 나는 면들이 이어진다. 하나하나 등장인물에 취해 빠져들다 보면, 문득 둥글고 선한 두 눈동자와 숨은 듯 날카로운 두 눈매 속에 이글거리는 눈동자를 발견하게 된다. 점차 매서운 눈동자를 둘러싼 검은 실체, 정글의 포식자 표범의 실루엣이 드러나고, 나뭇가지를 칭칭 감은 커다란 뱀과 저만치 개미핥기도 존재감을 전한다.
 
  길게 한 줄로 이어진 먹이 사슬이 정점을 찍는 그 순간, 일러스트는 시간의 차원을 열어 생태계의 순환을 보여준다. 생명체의 에너지가 먹이 그물을 이루어, 저기 높은 태양의 빛과 에너지로부터 저기 아래 흙 사이 벌레와 작은 곤충에 이르기까지, 생산자-소비자-분해자의 삶의 순환이 아름답고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예술을 이끈 앙리 루소는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아 오히려 순수하고 자유로운 창조 정신으로 독특한 구성과 색채, 이국적인 소재의 작품들을 남겼다. 제임스 보스트가 그린 여기는 정글의 일러스트는 앙리 루소의 계보를 이어, 원시적 생동감과 검고 깊은 정글에서 벌어지는 생명 이야기를 담아낸다. “화려한 색색의 꽃 사이로 동물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인 꿈같은 그림책이라고 평가되는 보스트의 일러스트, 그리고 정글 생태계의 순환 및 각 존재들의 삶과 생명의 가치를 시적인 언어로 전하는 로라 놀스의 글이 어우러져, 그림책 여기는 정글은 거듭해서 읽고 또 보고 싶은 그림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첨부파일
여기는 정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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