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추천도서서평

이런 것도 예술이 되나요?



제 목 : 이런 것도 예술이 되나요?
저 자 : 제프 맥 글·그림 / 정화진 옮김
출판사 : 국민서관
발행일 : 2024. 03. 25.
서 평 : 정대련 (동덕여자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그림책 이런 것도 예술이 되나요?작가 Jeff Mack예술은 어디에나 있어요: 앤디 워홀과 팝 아트, 오늘은 좋은 날? 안 좋은 날?등 그림책을 그리고 썼으며,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벽화를 그리고 학교와 도서관에서 어린이들에게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번역자 정화진은 영문학을 전공한 도시농부로서 풍신난 도시농부, 흙을 꿈꾸다 등 글을 쓰고, 아기 곰 가족의 여름휴가를 비롯해 여러 책을 번역했다.
 
  「이런 것도 예술이 되나요?그림책은 겉표지 제목에 나타나듯이, 주인공인 작은 아이가 그림을 그리려다가 예술이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질문을 시작해 참 의미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려 보여주고 있다. 우선 그림책의 앞·뒤 면지에는 알록달록 무정형의 색 조합들이 배열되어 눈길을 잡는다. 동일한 색과 형태의 조합이지만, 뒷면지에서는 오른쪽으로 90도 회전하여 배치함으로써, 각기 다른 색과 형태가 서로 다른 위치에 자리하며 전체적으로 새로운 색감과 분위기를 창출한다. 그림책을 유심히 들여다본 독자에게 새로움을 창출하는 간단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발견하는 재미를 준다.
 
  글자를 배우기 전일까? 작은 아이는 그림을 그리려 팔레트를 들고 서서 잠시 의문에 빠진다. 예술이라면, <천지창조> 그림처럼 완벽해야 하는지, 줄 긋기만 해도 되는지, 어떤 색을 칠할지, 아무것도 안 그려도 되는지, 웃음·슬픔·무서움을 담아도 되는지 묻는다. 예술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쓰던 물건·멋지지 않은 물건·버려진 물건··음식··신발·장신구 등이 소재로 쓰이는지, 예쁜 작품·안 예쁜 작품·예쁘면서도 안 예쁜 작품이란 말이 가능한지, 본대로·느낀 대로·괴상해도·보이는 대로·원하는 대로 표현해도 되는지, 좋은 작품임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실수해도 용납되는지, 한 작품을 혼자서 또는 여럿이 함께 만들어도 되는지, 컴퓨터가 예술 할 수 있는지, 작업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여백(빈 공간)도 작품이 되는지, 누구를 위한 예술인지, 예술이 영원한지 아니면 변화하고 사라지는 건지, 작품이 완성되었음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등등, 세상 모든 게 궁금하고 알고 싶은 작은 아이는 예술에 대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한다.
 
  작은 아이의 질문을 귀담아들은 서른일곱 예술가는 자신의 예술철학대로, 미학적 관심대로, 그러나 어린 미술학도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간단하게 진심을 담아 답한다, 그림책 작가는 책 끝부분 3쪽에 걸쳐 등장인물 예술가들을 각자의 작품 포인트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BC15,000년 구석기시대에 동굴벽화 그린 사람, BC3,000년경 후기 신석기시대 스톤헨지 건축가들, BC500 나스카 사막의 예술가들, BC2세기 안티오크의 알렉산드로스, AD200년경 테오티우아칸 돌조각가들과 중국 진나라 테라 코타 조각가들, 15-6세기 히에로니무스 보스를 비롯한 페르시아 하피즈 무덤 예술가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부오나르티, 18-19세기 엘리자베트 비제 르브룅, 윌리엄 터너, 19세기 앨범 퀼트 공예가들, 빈센트 반 고흐, 19-20세기 에드바르 뭉크, 피트 몬드리안, 카지미르 말레비치, 마르셀 뒤샹, 조지아 오키프, 르네 마그리트, 프리다 칼로, 엘런 닐, 앤디 워홀, 20-21세기 헬렌 프랑켄탈러, 에릭 칼, 에스더 마흘랑구, 엘 아나추이, 신디셔먼, 앤디 골즈워디, 아이 웨이웨이, 키스 해링, 닉 케이브, 무라카미 다카시, 톰 프리드먼, 크리스 오필리, 21세기 레이지 맘, 크리스틴 하비 등등, 과거 구석기시대부터 현대 21세기에 현존하는, 유럽, 중국, 일본, 북미, 뉴질랜드 태생 37명 예술가의 내용 또는 형식을 초월한 작품세계가 그림책 속에 펼쳐진다.
 
  예술의 요모조모를 궁금해하며 주인공 아이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예술가들은 자기 작품의 특징을 보여주며 아주 짧게, 핵심을 답해준다. 누구든 자기 원하는 대로 만들면 그 자체로 완벽하며, 줄을 긋거나 색칠하거나, 하얀색으로 또는 빈 여백으로 두거나, 구체적인 형태가 안 보여도, 희로애락 어떤 감정 표현이든 스스로 즐겨 그리고, 물감·나무··타일 어떤 도구로든, 수학적 요소, 무늬를 넣고, 도자기·낡은 삽·폐품을 소재로 하거나, 건축물·음식·소지품 등 마음이 가는 곳에, 예쁘게 또는 생긴 모습 그대로, 느낀 대로 또는 몽환적으로, 실사 기법이나 또 다른 기법을 담아도, 얼마든지 멋지고 신비로운 예술로 평가됨을 실제 작품의 포인트를 그려 보여준다. 실수가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혼자 또 여럿이, 컴퓨터를 활용하고, 기계적 반복을 그려도, 기호 형식으로 순간을 포착하거나 오랜 시간 정성들여 섬세하게 도안하거나 시간을 초월한 의미를 나타내거나, 누구에게든 선물이 될 수 있는, 박물관 속 영원한 유물이 되거나 때로는 자연법칙의 변화를 담아도, 이제는 더 이상 의미를 담는 생각이나 모습을 다듬는 손끝 터치가 필요치 않아 !”을 외칠 때,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남게 되는 예술의 원리가 그림책 면마다 가득하다. 38쪽 그림책이 세상 어떤 어린이도 예술세계에 입문할 수 있음을 열어 보여준다.
 
  예술이 무엇인지를 묻고 답을 찾는 과정을 담은 이 그림책은, 작은 아기가 태어나 손에 색연필을 들고 작은 점 찍기로 시작하여 점차 선을 긋고 색칠로 도화지를 채우며 눈에 보이는 세상을 그림 그리고 마침내 마음을 담아내기까지 성장해가는 과정 그 자체가 예술임을, 대변하는 듯하다. 작은 아이가 아름다운 세상에 눈떠가며 무엇을 그렸는지, 어떻게 저렇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묻는 질문은 곧 세상을 향한 깨달음이고 미학이다. 그림책 이런 것도 예술이 되나요?는 미래 예술가들에게 가장 어린이다운 글과 그림으로 전하는 가장 짧으면서도 심오한 미학 입문서이다.


 
 첨부파일
이런 것도 예술이 되나요.jpg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