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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루리, 어떡해!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1.05.13
첨부파일0
조회수
104
내용


제목: 루리, 어떡해! (Poor Louie)

·그림: 토니 퍼실 / 옮김: 이순영

출판사: 북극곰

발행일: 2021. 3. 28.

서평 : 정대련(동덕여자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루리, 어떡해!의 작가인 토니 퍼실은 영화배우이자 애니메이션 감독,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진 그림책 작가입니다. 토니 퍼실은 20여 년 동안 장편 만화영화 인어공주, 라이언 킹, 아이언 자이언트의 캐릭터를 디자인 제작했고, 픽사 스튜디오로 옮겨서 컴퓨터 애니메이션 -E,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작품에 참여하고 인크레더블의 수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을 감독했습니다. 나아가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와 드라마 구성 능력에 더해, 그림책 아무것도 하지 말자!의 글과 그림을 쓰고 그렸으며, 아빠 운전하기 면허증(핼리 듀랜드 글)빙크와 골리(케이트 디카밀로 & 앨리슨 맥기 글)그림책의 그림을 그렸고, 빙크와 골리는 뉴욕 타임스 올해 최고의 어린이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역자 이순영은 똑똑해지는 약곰아, 자니?우리 집에 용이 나타났어요50여 편의 외국작품에 우리말을 입힌 번역가입니다. 이번에는 루리, 어떡해!번역을 맡아 원작의 느낌을 우리말로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루리, 어떡해!는 토니 퍼실의 애니메이터로서의 역량이 빛을 발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드라마틱한 이야기 전개와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등장인물들의 풍부한 표정과 사실적인 표현방식이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소리 내어 말하고 듣는 읽는 즐거움을 전하며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독자로 하여금 경탄하게 만듭니다.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듯 쓱쓱 성글게 터치한 굵고 가는 선속에 화려하지 않지만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색감을 넣어 여느 가정의 평범하고 사랑 가득한 삶을 들여다보게 하고, 속도감 있는 장면 분할을 통해 만화 같은또는 영화처럼등장인물들의 동작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주홍에 가까운 핑크색 면지, 루리의 우울한 마음처럼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는 푸른 빛 실내, 이야기 포인트에 주목하게 하는 사선의 도입과 문 틈새로 스며드는 강렬한 노란색 불빛 표현 등, 그림책의 다양한 요소들이 스토리 전개의 속도감을 더하며 다음 장면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를 끌어올립니다. 그런가 하면 짧고 간단한 반복적인 어휘와 글이라는 그림책의 특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서로 다른 시점으로 포착된 등장인물들의 찰나 속 표정과 상황 속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끝없이 풀어내도록 도와주며, 독자로 하여금 도대체 이 그림책 작가가 누군지 그 이름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듭니다.

 

도시에 사는 젊은 부부, 오늘날 주위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반려동물과 교류하는 가족 간의 일상,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무척이나 귀해진 임신한 젊은 엄마 모습의 변화,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아기 탄생과 갓난아기의 사랑스러움 등등이 화면 가득 눈앞에 펼쳐집니다. 반려견 치와와 루리는 엄마아빠와 함께 산책하고, 아이스크림 같이 먹고, 식탁에서 함께 식사하고, 소파에서 같이 쉬고, 그들 침대 위에서 잠자며, 엄마 친구의 아기들과 놀고, 여느 집 아기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엄마아빠의 사랑을 받고, 대우 받으며,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행복하게 지냅니다.

 

모든 시간 속에 루리와 함께 즐거움을 나누며, 아빠엄마는 또 하나 새로운 변화 속에 설렘을 담습니다. 여느 때처럼 루리랑 산책하는 길에, 엄마는 아기들을 데리고 한 자리에 모여 있는 여러 엄마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담소하고, 루리와 눈높이 맞추며 식사하던 엄마가 루리 밥 냄새를 견디지 못해 코를 막으며 식탁 위를 공유하지 못하고, 산책길에 비가 내리면 작고 어린 치와와를 먼저 챙기던 아빠가 이제는 엄마 비 맞을까 염려하며 머리 위로 코트를 펴서 비를 막아줍니다. 또 잠들기 전까지 엄마아빠 둘이 머리를 맞대고 비슷비슷한 소리를 셀 수 없이 나열하고 읊어보며 좋아하고, 베개를 옆으로 베고 자는 엄마의 파자마와 티셔츠가 나날이 불룩해지던 엄마 배 위로 거슬러 올라가더니, 어느 날엔 !”하고 엄마 뱃속에서 펀치가 날아오기도 하고, 아기침대 두 개, 멜빵포대기 두 개, 꼬마스웨터 두 개, 모자 두 개, 그리고... 트윈용 유모차까지... 엄마아빠 미소도 따라 점점 더 커집니다.

 

그렇습니다. 반려견 루리를 사랑하며, 엄마아빠는 또 다른 가족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조리원 동창회도 갖는다지요. 갓난아기 키우는 어머니들을 만나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이야기 듣고, 입덧 기간을 견디고, 임신 중에는 먹는 약도 조심해야 하니 감기 들지 않게 비 맞지 않도록 조심하고, 콩콩이 태명 지으랴 새 이름 지으랴 셀 수 없이 많은 세 글자 이름을 맞추어 읊조려보고, 배가 무거워져서 반듯이 눕지 못하고 옆으로 누워 자야 하지만 불쑥불쑥 엄마 배속 아기 태동에 기뻐하고, 예쁘고 앙증맞은 아기배내옷 모자 신발 이불 포대기 침대 유모차까지 태어날 아기를 위해 하나씩 준비하며, 엄마아빠는 긴 기다림 속에 설렘과 기쁨, 행복에 미소 짓습니다.

그런데 루리는 . 이 불길한 예감은 뭐죠? ! 루리, 어떡해!(Poor Louie). ! 이 집에 아기가 생기는군요. 쌍둥이 아가들이요! 루리 혼자 있어도 충분히 행복한 줄 알았는데요. …….

 

루리는 갑자기 바빠졌습니다. 갓난아기가 하나도 아니고 둘이라니! 엄마아빠는 아기 둘 키우느라, 앞으로 루리와 함께 할 시간이나 돌볼 겨를이 없을 테지요. 엄마아빠에 대한 희망일랑 이미 사라졌으니 도망, 사라지는 길 뿐. 치와와 생애에 꼭 필요한 최소물품, 개밥그릇과 뼈다귀, 그리고 가족사진을 보자기에 싸서 가출을 시도합니다. 그림책 피터의 의자주인공 피터가 가출하던 심정도 이랬을까요. …… 가출보자기를 길게 물고 간신히 현관을 나선 바로 그 순간! 루리 몸은 옆집 할머니 두 손에 달랑 집어 올려지고, 품에 안겨 다시 집안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 루리, 어떡해! 루리는 자신의 삶, 자기 이야기는 끝났다며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인양 인사합니다.

 

그런데 샛노란 불빛이 새어들더니. “루리?” 부르는 엄마 목소리가 들리고, 아빠가 루리를 높이 안아들고 동생에게 인사하라 합니다. 내 동생동생이 생겼대요!!!!! 이제 루리는 트윈용 유모차에 꼭 자기만큼 작은 아기동생과 나란히 앉아 똑같은 모자를 쓰고 똑 같은 스웨터를 입고 즐겁게 산책을 합니다. 누가 그랬어요? 루리, 어떡해!(Poor Louie)라고요?!

 

루리, 어떡해 Poor Louie2017년에 출판되어 ILA-CBC 어린이가 뽑은 최고의 그림책상 수상을 비롯하여, ‘미국 아동 청소년이 뽑은 도서상의 수상 후보, ‘어린이 도서관 조합 선정 도서’,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림책 상수상 후보, ‘워싱턴 어린이가 뽑은 최고의 그림책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린이가 뽑은 최고의 그림책이라는 사실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눈길을 화악 잡아당기는 예쁜 캐릭터와 편안하면서도 조화로운 색감의 배경 그리고 순간순간 반전이 깃든 이야기 속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강아지, 꼬물거리는 아기동생들의 행태들, 엄마아빠 서로의 사랑과 아기를 향한 사랑, 아기동생을 만나게 될 어린 형/언니의 관점을 대신하는 강아지의 시각, 반려견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사랑하는 방법 등등, 아이의 눈으로 각각의 상황과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만화처럼 구체적인 장면으로 그려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어 하고 환희하며 루리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비교적 큰 사이즈의 그림책 겉표지부터 면지, 속지, 색과 여백, 대담한 선과 여유 있는 붓 터치, 우리들 삶 속 장면을 클로즈업하고 줌-인하는 센스, 우리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따라 자유롭게 잘라 전개하는 장면 구성 등등, 어린이가 최고라고 뽑고 어른이 최고의 상을 시상해야 할 모든 면면을 갖춘 그림책입니다.

 

더불어, “Louie” 이름이 루리로 불리우고, poor어떡해!” 제목으로 번역된 묘미를 곱씹어 느껴보고, 항상 같은 눈높이에 두고 마주하던 반려견 루리와 그의 밥그릇이 어느 날부터 입덧하는 엄마의 코앞에서 눈높이를 저 아래로 내리게 된 과정을 반성해보고, 진짜 동생을 맞이하게 되는 어린 형/누나가 느낄 당혹감과 갈등, 아기동생과 마찬가지로 실제로는 아직은 어리기만 한 형(아들)/누나()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고 품어주는 어른들(엄마아빠)의 지혜로운 사랑, 새 생명 탄생의 긴 과정과 기다림, 환영과 삶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시간을 열어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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