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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서평

제목

색깔을 찾는 중입니다

작성자
김은심(강릉원주대학교)
작성일
2022.03.27
첨부파일0
조회수
62
내용


제 목 : 색깔을 찾는 중입니다

: 키아라 메잘라마 / 그림 : 레자 달반드 / 옮김 : 이세진

출판사 : 래알

발행일 : 2022. 2. 10

서 평

 

 

꽃무늬가 새겨진 까만색 재봉틀 위, 핀 꽃무늬 셔츠와 빨간 바지를 입고 있는 아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듭니다. 머리 위, 하얀 실로 색깔을 찾는 중입니다아홉 음절을 수놓고 있네요. 앞면지에는 붉은 실 꾸러미가, 궁금함에 열어본 뒷면지에는 빨강부터 검정까지 다양한 색 실타래가 구불구불 두 쪽 가득 메웁니다. 단순한 그림에 수놓아진 여러 문양과 화려한 색감은 그야말로 모든 색깔의 발랑탱(Valentin de toutes les couleurs)’ 이라는 원제목을 잘 드러내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키아라 메잘라마와 레자 달반드는 색채를 통해 자기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발랑탱의 내면을 재봉틀 작업과 연결 짓습니다. 책의 글과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여러 색과 무늬, 그리고 재봉틀 작업을 하는 발랑탱의 모습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절로 알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모든 색깔이지요. 여자아이는 분홍색, 남자아이는 파란색이라는 도식을 떠나 모두가 모든 색깔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색깔이었던 아이들은 조금씩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그러한 과정을 우리는 성장이라고 부릅니다.

 

하나의 색깔 속에는 여러 가지 다른 색깔이 함께합니다. 초록은 나뭇잎의 색, 풀의 색, 호수의 물 색깔이기도 하지만 군복의 색, 우악스러운 힘이 떠오르는 색이기도 합니다. 얼핏 하나의 의미로 보이지만 동시에 다른 색깔이기도 한 것이지요. 이 책의 그림을 그린 레자 달반드는 남들과 다르고, 다름을 자랑스러워하는 이들에게이 책을 헌정했습니다. 글을 쓴 키아라 메잘라마는 싸움, 축구공, 여자아이, 남자아이는 이제 없어요. 드르륵 드르륵 소리와 자신만만하게 제 갈 길을 가는 실이 있을 뿐이에요.’, ‘실은 다시 달리기 시작하고 여러 조각을 하나로 이어 주었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수많은 색깔들 중에서 나의색깔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찾아내고서 그것이 나의 색임을 자랑스럽게 말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지!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 나에게 부여하는 색 대신 내가 고른 것을 내밀면서, 내 색은 이것이야, 하고 말하기는 더더욱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발랑탱의 주변에는 발랑탱의 다름을 인정하고 따뜻하게 지켜봐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발랑탱의 엄마는 멋 내기를 좋아하고, 색의 어울림을 고민해서 옷을 고르는 발랑탱을 데리고 옷감 파는 곳에 데려가거나 생일선물로 재봉틀도 사주는 등입니다. 공놀이를 못한다고 놀리는 친구들과 싸우다 친구의 옷을 찢어 선생님께 혼이 난 뒤,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발랑탱을 아빠는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주기도 하지요. 다음날 용기를 내어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발랑탱에게 아빠는 학교까지 데려다 줄까?” 조용히 물어봅니다. 친한 친구 알린은 매일 아침 집 앞에서 발랑탱을 기다려주고 학교에 같이 가며, ‘너 오늘 되게 멋있다.’고 말해 줍니다. 발랑탱이 자신의 색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 엄마, 아빠, 알린의 다정함은 얼마나 큰 힘이 될까요.

 

인본주의 심리학자 마슬로우(A. Maslow)는 보다 높은 수준의 심리적 욕구를 점진적으로 충족시켜 가는 과정을 성장이라고 보았습니다. 생리적 욕구, 안전과 안정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자기 존중과 타인에 의한 승인의 욕구 등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행운이라고 하였습니다. 동시에 어린이가 욕구를 충족하는 데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과잉보호는 금물이라고도 했습니다. 성장에는 어느 정도의 고통과 슬픔도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남자답지 못하다는 친구들의 놀림을 스스로 극복하며 발랑탱이 자기 색깔을 찾아가는 동안 지켜보며 조용히 응원해준 엄마, 아빠, 알린의 도움이 없었다면 발랑탱의 색깔 찾기는 쉽지 않았겠지요. 이렇게 따뜻한 눈빛으로 조용히 지켜봐주고 있는 이들이 조금 더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여자아이 같다거나 덜렁거린다거나 하는 말로 아이들을 규정하고 가두어 놓지 않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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