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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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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에
글쓴이: 관리자
조회: 45
등록시간: 2020-05-19 16:18:21

제목 : 여름밤에  

글/그림: 문명예

출판사 : 재능교육

출판일 : 2019. 08. 26.

서평 : 정대련(동덕여자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깜깜한 여름 밤, 커다란 검은 반점을 등에 업은 멍멍이가 개망초 흰 꽃 아래 코를 마주하고 있다. 저기 뒤를 돌아보니 개망초 수풀 아래 회청색 고양이가 뒤돌아보듯 어두운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림책 앞뒤 표지를 활짝 펴면 보이는 여름밤에작품의 분위기이고 요약된 이야기이다.

 

밤의 톤일까. 표지를 넘기면 흙색 머금은 듯 회녹색 면지를 만난다. 무슨 이야기이길래 궁금하다가 한 장 넘겨 만난 첫 내지에는 하얀 백색, 바탕 색 없이 환하니 넓은 공간에 대낮 같이 밝고 가벼운 멜론 색 여름밤에제목 아래 큰 점박이 멍멍이 아롱이가 낮잠을 잔다. 밤이 아닌 대낮 같은데

 

한 장 더 넘겨 만난 꿈꾸는 듯 아롱이의 감긴 두 눈은 미소를 머금고 누가 부르나 아롱아, 산책가자.”. 한 장 넘겨 왼편 밝은 흰색 바탕에서 신나게 달리는 아롱이를 발견하고 나면, 오른 편 새까만 바탕에 하얀 찔레꽃 수풀을 배경으로 <개굴 습지>, <연꽃 마을> 이정표 아래 숨어드는 회청색 뒷모습과 긴 꼬리가 눈에 밟힌다. 그렇게 아롱이는 앞을 향하고 고양이는 숨은 마음을 실어보이며, 깜깜한 여름 밤 아롱이의 꽃향기 탐험 길, 혼자인 듯 아닌 듯 산책길을 따라 간다

  

넓은 까만 반점 아롱이의 하얀 몸통처럼 하얀 찔레꽃은 까만 바탕색을 배경으로 더욱 선명해지고, 달빛을 받았을까 민들레 씨도 하얗게 빛난다. 꽃향기를 쫒는지 아롱이는 민들레 꽃 수풀에서 보랏빛 제비꽃을 만나고, 작은 두더지 두 마리가 고개만 내밀고 있는 찔레꽃 수풀 우거진 사이에 점점이 흩어진 흙덩이를 향해 고개 숙인 아롱이 뒤로, 저기 멀리 먹이를 입에 문 주홍 빛 수달이 돌아보며 길을 간다. 노란 선씀바귀꽃, 빨간 뱀딸기, 하얀 개망초 꽃들이 어우러진 저 편에 강아지풀, 담쟁이 넝쿨이 낮은 톤의 초록빛으로 가득한데, 또다시 고양이가 뒷모습을 남긴다.

 

! 잠시 두터워진 손끝 느낌에 접혀있는 양 날개를 활짝 펼치니 <개굴 습지>의 진면목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하얀 별꽃 같은 벼룩나물, 분홍빛 꼬리조팝나무, 연보라 꽃마리, 초코렛바 같은 부들, 간간이 떠있는 둥글둥글 연잎 뒤로 온통 뒤덮인 개골 개골 개골 개골 개골소리들 .

 

반가워 왈왈!” 짖어대는 아롱이 소리에 놀라 연못으로 뛰어든 개구리의 동심원 자국 !” 소리를 찾으니, 온 사방을 뒤덮는 개골 개골 개골 개골 … …끝없는 개구리 소리가 귓전을 두드린다.

 

뭐지? 싶더니 왈왈왈왈 점점 약해져가는 아롱이 짖는 소리 대신에, 민들레 풀씨 떠가는 연못에 보랏빛 수련 껴안은 연잎이 점점이 섰다. 아하! 수련 피어있는 <연꽃마을> <개굴습지>로구나!

 

아롱이의 시선은 어느덧 위를 향하고, 까만 여름밤에 휘휘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나란히 다정하게 붙어 앉은 어미 부엉이와 새끼 부엉이의 노란 두 눈이 밝다. 작은 별 동동 떠 있듯 반딧불이가 아롱이 주위로 모여들어 맴돈다. 버드나무 아래 <연꽃 마을 개굴 습지>의 개구리 소리를 뒤로 하고 돌아서는 아롱이 꼬리 뒤에 노란 달맞이꽃이 하늘을 향해 탐스럽다. 아롱이 산책을 마쳤을까고양이도 부엉이도 두더지도 수달도 모두 떠나고 없는 연꽃마을 개굴습지에, 달맞이꽃, 부들 수풀 뒤로 개구리들은 밤새 개골개골 노래를 할 참이다. 반딧불이만 개골 소리를 타고 춤춘다. 저만치 높이 솟은 하얀 보름달빛이 눈에 찰 때면, 빌딩 숲에도 주황색 불빛이 하나둘 채워진다.

 

그림책 여름밤에아롱아 산책가자, 왈왈왈왈, 개골개골’, 이 세 가지 말과 소리가 전부인 글 없는 그림책이다. 내 친구, 우리 가족을 대표하는 강아지 아롱이, 그리고 길냥이 분위기의 고양이 한 마리가 머무른 자리와 시선을 통해, 여름 날 자연을 그리워하는 어느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그래서 더욱 소중한 들꽃과 개구리 소리를 고스란히 또 참으로 정답게 전해주는 그림책이다.

 

아주 오래 전 저녁 해 넘어가고 난 무렵, 공주 갑사를 향해 걷던 길 옆 논에서 들려오던 맹꽁이들의 합창이 아직도 귀에 선명하다. 도회지에서 자라 농촌의 일상을 알지 못하고 접했던 첫 경험에, 무척이나 놀라고 또 감탄했던 경험이다. 우리 어린 친구들에게 그날의 감동을 전해주고픈 마음을 오랜 세월 간직하고 있던 터에, 여름밤에작품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 아름다움과 정다움, 사랑스러움을 전하며, 귀 기울이고 들여다보는 시선 하나하나마다 풍부한 이야기를 실어 들려준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9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수상이 말해 주듯,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아름다운 여름날의 초상이고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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