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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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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봉다리
글쓴이: 관리자
조회: 274
등록시간: 2019-12-10 11:12:48

제목: 아빠 봉다리

글/그림: 송예은
출판사: 느림보
발행일: 2019. 11. 12.
서평: 이창기(창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아빠 봉다리는 아빠가 퇴근할 때 손에 들고 오는 장바구니일 뿐이지만 아빠의 퇴근을 기다리는 ‘나’에게는 상상 속 아빠의 하루일과일 뿐 아니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엄마에 대한 애틋함까지 담겨있는 의미 있는 물건이다.

 

  오늘 아빠 봉다리에서 나온 것은 보름달 빵이다. 보름달 빵을 곰인형과 함께 나누어 먹은 ‘나’는 곰인형 목욕을 시켜주다가 양말을 빨고 있는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발은 왜 냄새가 나?” 아빠의 대답은, “보름달 빵 구해오느라.” 이 짧은 일문일답에는 생계를 위해 일터에서 아빠가 일을 하고 그 일을 통해 얻게 된 교환 수단, 즉 돈으로 보름달 빵을 구입할 수 있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단순한 경제관념을 초월하여 이렇게 묻는다. “그래? 어떻게 구해왔는데?” 아빠는 아직도 현실적인 경제구조에 갇혀 답을 한다. “야구장 거기 엄청 높은 데 전등이 고장나서......” 아빠는 경제활동을 한 구체적인 상황을 묘사하려 한 것이다. 이를 초월하고자 하는 ‘나’는 아빠의 말을 자르고 자신이 진정으로 들어가고 싶은 판타지 세계를 언급하기 시작한다. “아빠가 용감하게 사다리 타고 올라가 거기서 보름달 빵 따온 거잖아.” ‘나’의 이 말은 경제활동을 한 대가로 받은 돈으로 빵을 구입한다는 아빠의 경제관념을 넘어선 판타지 세계를 담고 있다. 출발점이야 아빠가 답으로 이야기한 ‘야구장의 높은 곳 전등’이었지만 이러한 현실을 기점으로 하여 ‘나’는 ‘내가 열망하는 이상세계’로 나가고자 한 것이다.

 

  아빠 봉다리에 무지개 젤리가 들어있던 ‘저번 날’의 사례도 같은 패턴으로 제시된다. “한강에 갔던 날 쓰레기가 너어무 무거워서 땀을 뻘뻘......” ‘나’는 그물로 쓰레기를 건졌다는 아빠의 이 말을 가로채고 “아빠가 금붕어 그물로 반짝반빡 젤리 건져왔잖아”라고 현실을 이상세계로 바꿔버린다. 

 

  그러나 아빠 봉다리에서 보석 반지가 나온 ‘저저번 날’의 사례는 조금은 다른 패턴으로 전개된다. 대화의 시작은 “그럼 저저번 날의 보석 반지는?”라고 하며 묻는 것으로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아빠 대답하지마. 그건 내가 말해 줄 거야”라고 이어 말하며 아빠가 대답할 틈을 전혀 주지 않는다. 아빠의 대답을 듣지 않았기에 이번에는 판타지 세계의 출발점을 아빠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문자답을 통해 엄마에 대한 자신의 애틋한 감정을 판타지 세계를 빌어 풀어내기 시작한다. ‘저저번 날’에는 아빠가 혼자서 일과를 보낸 것이 아니라 ‘나’와 아빠가 함께 경제활동에 임한 것으로 이야기한다. 동굴 속에서 아빠의 일을 도울 때 아빠 봉다리는 아빠의 손이 아닌 ‘나’의 손에 들려있다. 그러면서 동굴 속에 엄마가 있었다고 이야기 하며 보석반지의 출처는 아빠가 아닌 ‘엄마’였음을 밝힌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석반지를 받을 수 있었던 연유가 보름달 빵이나 무지개 젤리처럼 아빠의 경제활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내’가 그동안 아빠를 잘 돌봐줘서 착하다고 엄마가 준 반지임을 언급한다. 이 세 번째 사례에서는 아빠 봉다리를 들고 있는 것도 ‘나’이고 보석반지를 받을 수 있도록 ‘일’을 한 것도 ‘나’로 묘사하며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엄마에게 주체적으로 다가간 자신의 모습을 판타지 세계로 풀어낸다. 바로 다음 장에 ‘나’는 현실세계로 돌아가 그 사이 소파에서 잠들어있는 아빠에게 다가가고 곧 아빠 옆에서 함께 잠이 든다.

 

  이 책은 편부모 가정 아동의 시각에서 경제활동을 위해 출퇴근하는 아빠의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결손영역으로 치부될 수 있는 엄마의 빈자리를 긍정적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반가정의 아동들에게는 편부모 가정에 대한 반편견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다문화 등 특별한 요구를 지닌 가정의 아동들에게는 공감과 위안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이다. 또한, 부모가 바깥에서의 경제활동을 통해 자녀양육에 필요한 교환수단을 확보한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어 부모님의 은혜와 그 고마움에 대한 개념도 전달하고 있다.

 

  알록달록 단색 위주의 채색은 젤리, 사탕 등 이야기의 소재와 잘 조화되며 인물의 얼굴표정 묘사가 현실감을 더해준다. 무겁지 않은 분위기의 책 속에서 진지하면서도 감동이 녹아든 이야기가 ‘나’의 보석반지처럼 빛을 내비치고 있다.​

 

 

첨부파일 : 아빠봉다리_표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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