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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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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관리자
조회: 369
등록시간: 2018-03-19 10:56:14

제목: 선

글/그림 : 이수지

출판사 : 비룡소

발행일 :2017. 7. 27

서평: 심향분(성균관대학교 선임연구원, 국제아동도서협의회 한국위원회 KBBY부위원장)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내는 작가, 글은 최소화하고 그림언어를 통해 이야기하는 작가, 그림책이라는 물적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작가 이수지의 최신작 <선>을 소개하려고 한다. 본 그림책은 글이 없다. 이 역시 오로지 그림만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수지 작가는 제목에 이야기의 메시지나 내용을 함축하기보다는 파도, 그림자, 거울, 검은 새 등 대상을 내어놓는다. 이들을 통해 이야기하는 바가 무엇인지 독자는 궁금하다. <선> 역시 그러하다. 수학적 혹은 미술적 요소로서 선을 생각하기 쉬우나 이야기에서 전달하는 것은 훨씬 상징적이고 함축적이다. 수없이 그어지고 지워지는 선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수지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 속에서 함께 생각하여 볼 수 있다. 

 

   흘겨쓰듯이 쓰여진 선이라는 제목이 그려져 있는 표지와 속표지를 지나 첫 본문에는 빙상으로 유추되는 새하얀 공간 가운데를 빨간모자 빨간장갑을 낀 아이가 시원하게 선 하나를 그으며 스케이트를 타고 등장한다. 새하얀 여백은 아이가 지나온 스케이트 길인 선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이후 몇장면을 걸쳐 구불구불하고 다양한 굵기의 선과 함께 앞으로 뒤로 위로 다양한 포즈의 모습으로 스케이트를 지치는 아이를 통해 우리는 열심히 연습하는 스케이트 김연아 선수를 연상하게도 된다. 다양한 선들은 무수한 연습의 결과이리라. 얼마동안 연습을 하였을까, 주춤하더니 아이는 넘어진다. 엉망으로 그어진 선들은 지우개로 지워지고 이내 구겨진 종이가 등장한다. 잔잔히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따라가던 독자는 흠칫 놀라게 된다. 구겨진 종이, 심이 닳은 연필, 그리고 여기저기 흩날려있는 지우개똥과 함께 있는 닳은 지우개. 여기서 지금까지 빙상장이라고 믿었던 화면이 사실은 캔버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수없이 넘어지며 연습을 거듭하던 스케이팅 선수의 마음을 따라가던 우리는 수없이 그리고 지우고 구겨버리기를 반복하는 화가의 마음으로 전환하게 된다. 등장인물의 이야기 뿐 아니라 화면 저쪽에 존재하는 작가를 인식하게 만드는 메타픽션적 요소를 품고 있는 그림책인 것이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면지에 작가들은 앞뒷면을 통해 이야기의 시작과 끝의 변화된 의미를 담아내기도 한다. 이 그림책의 앞면지에는 하얀종이 한 장 위에 연필 한자루와 지우개 하나가 놓여있다. 뒷면지에는 구겨진 종이와 지우개똥, 그리고 연필을 깍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다. 그리고 그림이 그려져 있는 여러 장의 캔버스, 몽당연필과 닳아 반토막이 된 지우개가 있다. 이제야 앞뒷면의 면지의 의미를 파악하게 된다. 그림이 나오기 위해서는 연필과 지우개가 닳아 없어질만큼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그런 후에야 새하얗던 종이는 멋진 화폭으로 변하게 된다. 우리는 하얀 종이에 무엇을 그릴지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이야기 나누어 보자.

첨부파일 : 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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